요즘 하늘이 너무 예뻐서, 괜히 마음이 따뜻해졌어요

요즘 바람에 살짝 차가운 냄새가 섞여 있죠. 어느새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는 걸 아침 공기에서 먼저 느껴요. 출근길에 보이는 은행잎이 노랗게 변해가고, 길가의 낙엽이 바스락거릴 때면, 이상하게 마음이 조금 느려지는 것 같아요.

오늘은 퇴근길에 잠깐 걸었어요. 하늘이 붉게 물든 저녁노을이 참 예뻐서 그냥 지나치기가 아쉬웠거든요. 바람도 선선하고, 사람들도 조용히 걸어가고… 그 풍경이 마음을 편하게 해줬어요. 잠깐이었지만 머릿속이 맑아지는 기분이었달까.

문득 지난 주말 남당항에 갔을때 노을 지는 해변이 생각 났어요 시원한 바람에 맑은 파도소리가 그리워지는 하루네요

남당항 인근 해변에서 찍은 저녁 노을

카페에 들러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을 주문했어요. 유리창 너머로 낙엽이 휘날리는 걸 보면서 그냥 멍하니 앉아 있었네요. 요즘은 그런 시간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하루 종일 정신없이 흘러가다가도, 이렇게 잠시 멈춰서 계절을 느끼면 마음이 꽤 단단해지는 것 같아요.

가을이 주는 묘한 감정이 있죠. 쓸쓸하면서도 따뜻하고, 어딘가 아련한 그 분위기. 저는 그런 감성이 참 좋아요. 괜히 오래된 노래를 틀고, 예전 사진을 꺼내보게 되네요. 아마 이런 감정이 있어서 가을이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걸지도 모르겠어요.

요즘 바쁘게 지내는 분들도 잠깐이라도 하늘 한번 올려다보세요. 바람에 실린 냄새나 나뭇잎 색깔 하나에도 위로가 숨어 있을지도 몰라요. 오늘도 수고 많았어요. 🍂

- 가을 저녁, 퇴근길에 키보라 -